오랜만에 북경스케치4 편을 올리게 되는군요.
이번에는 봄도 다가오니 茶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점심시간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 근처에 새로 생긴
중국 짜장면집을 찾았습니다.
(중국 짜장면 관련해서는 북경스케치 3편 참조)
5원짜리 짜장면을
한 그릇 시켜 먹고는 식당을 나서는데
길 건너편에 있는 찻집이 눈에 띄더군요. 문득 햇차가
나올 때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직원들과 함께
찻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중국의 찻집에는
몇 번 가보았지만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차에 웬만큼 지식이 있거나 맛을 음미할 줄
모른다면 가기 쉽지 않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중국
차도를
감상해 보시지요.
일반적으로 중국의 찻집은 실내 장식이 잘 되어 있습니다.
차를 마시는 분위기를 내는 데는 아주
제격으로 아늑하면서도
전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은은한 중국 전통 음악을
틀어 주기도 합니다.
<찻집 전경....>
골랐습니다. 재떨이도 제법 운치가 있어서 담배 한가치 불을 붙여
올려 놓아 보았는데 생각보다 별로 군요.-.-
<찻잔과 다구(茶具)>
차의 메뉴판은 대나무로 만든 죽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상당히 세밀히 만들어져서 메뉴판을 기념으로 사가지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茶譜(챠푸)....>
차 가격이 장난이 아니지요? 熙福園은 찻집의 이름이고
진품차의 경우 제일 비싼 무이대홍포차의 경우 1道에 1280원
우리나라 돈으로 19만2천원 정도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차를 파는 단위는
杯(뻬이 - 한 잔); 차의 양 약 3g (克)
壺(후 - 한 주전자) ; 차의 양 약 20~25g
道(따오) ; 차의 양 50g 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것 저것을 물어 본 후에, 철관음 차인 관음왕을
마셔본
기억이 나서 佛手鐵觀音 一道를 주문했습니다.
5원짜리 점심 먹고 나와서 180원 짜리 차를 마시는
셈이
되었습니다.-.-
차는 예상과는 달리 진공포장으로 나오더군요.
아예 차를 들여 올때 이렇게 포장해서 가져
온답니다.
오래 보관하기에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佛手鐵觀音>
메뉴에는 불수철관음이라고 되어 있는데 포장지에는 관음왕이라고
인쇄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차를 파는 가게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철관음차에 "王"자를 붙인답니다.
곱게 차려 입은 여 종업원이 옆자리에 앉아서 중국차의 다도를 보여 줍니다.
우선 차를 개봉하고
그릇에 절반 정도를 덜어내어 차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손님에게 직접 보여 줍니다.
중국 차의 종류는 찻물의 색으로 분류하여 백차, 황차, 녹차, 청차(우롱차), 홍차, 흑차(보이차)
로
나뉘는데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차로 증제차(차를 쪄서
건조시킨 것), 덖음차(차를 가마솥에서 덖어서 건조 시킨 것)로 나뉘고,
또 그 발효의 정도에 따라 전발효차인 우롱차(20~50% 발효), 홍차(80% 이상 발효)로 구분 된답니다.
또 푸얼차는
차의 효소를 이용하지 않고 별도로 다른 발효와
제조과정을 거쳐 만든다고 하는데 후발효차로 분류 된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발효의 정도가 20~30%정도 된 것이라는 군요.
그리고 우롱차는 중엽종(찻 잎의 크기가 중간 정도)의 차로
만든다는 군요. 소엽종은
녹차, 대엽종은 홍차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다구를 이용하여 차를 조심스럽게 차주전자에 넣습니다.
미리 찻잔을 뜨거운 물을 담아 가열을 하면서 차주전자에도 물을
붓습니다. 처음 짧은 시간에 우려낸 것은 그냥 버립니다. 우려낸
물도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차 주전자를 가열하는데 씁니다.
차를 우리는데 쓰는 물은 순수한 증류수를 쓴다고 하며,
광천수는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우롱차의 경우에는 녹차와는 달리
90도 이상의 비등수를 사용해서 우려내야 한답니다. (녹차는
60~70도 정도)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쓰는 물식힘그릇(숙우)이 없더구요
첫 번째 우려낸 차를 버리는 것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잡스런 맛을 없앤다고 합니다. 찻 잔을 올려 놓는 차판은
밑에 물받침
그릇이 있어서 물이 새지 않더군요. 첫번째 우린 차의 색이 조금
탁해 보이지요?
두번째 우린 차를 걸러 유리 그릇에 담습니다. 차 주전자 내에서 우러 난 차가
고르게 섞이게 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또 차 찌꺼기도 걸러내어서 찻 잔에 따라낸
차가 깨끗이 보이게 됩니다.
찻잔은 길쭉한 잔과 낮은 잔 두종류 입니다.
우선 예열한 길쭉한 잔(문향배)에 차를 따른 후 낮은 잔을 그위에 엎어서
휙 뒤집어 잔 받침에 올려서
줍니다.
길쭉한 잔을 살며시 들어 올리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그리고는 길쭉한 잔을 들어서 차의 향기를 감상합니다.
양손바닥으로 비벼가면서 향기를 맡습니다.
철관음 차의 향기는 뭐랄까요? 정말 여러가지의 꽃 향기가
섞여 있는 형용하기 어려운 신비한 내음입니다. 북경
등
지역에서 일반적인 화차(말리화차)보다 향이 강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풍겨오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결국 길쭉한 잔은 차의 향기만을 감상하기 위한 것이고 (聞香盃라고 하더군요)실제
차를 마시는 것은 낮은
잔만을 이용해 마십니다.
차 향기를 상상하시면서 사진 몇 장
천천히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여러번을 우려서 마십니다.
차를 마시면 입안 가득히 그 향이 퍼지고
입안에 남는
뒷 맛은 아주 상쾌한 느낌과 함께 강한 단 맛이 남습니다.
이 때 뜨거운 물을 조금 마시거나 하면 그 정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10번째 우려서 마시는 것인데 그래도 색과 향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향기로운 차
맛이
납니다. 2~5번째 우린 것이 향과 맛이 제일 좋습니다.
평생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차를 마셔보았습니다.
180원이나 되는 우리나라 돈으로는 27,000원이나
되는 비싼 차였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남아 있는 절반의 차는 아래처럼 밀봉이 가능한 비닐 봉지에 싸서 줍니다.
이 차를 가지고 사무실로 와서는 일회용 종이 컵에 조금 덜어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 정말 향기로운 차가 우러납니다.
차를 다 마시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몇 번이고
마셔도 됩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하루 종일 한 잔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차와 함께 일을 하면 하루가 행복합니다.
봄에 나올 햇 차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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