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로움 |
뿌연 황사 바람이 목을 컬컬하게 합니다.
평소 들르던 '차생원'으로 발길을 돌려봅니다.
녹차, 황차, 국화차, 장미차 등 많은 종류의 차들이 반가운 표정을 짓습니다.
습관처럼 자리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면서 자연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산 한자락에 숨어있다 나타난 찻잎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잔잔한 고요를 경험하게 합니다.
푸른 자연이 몸 속에 자리할 때 전율이 느껴집니다.
찻잎 하나하나에서 풀어내는 푸른 색감에는 자연의 풍요로움이 전해집니다.
1시간여를 앉아 있는 동안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하나의 관심거리는 그들이 차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나이 지긋한 남녀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그분들의 모습에서 심신의 안정과 평화를 발견합니다. 이곳에는 차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60대 초반의 주인장은 차 생활을 하면 할수록 베품을 실천할 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이든 돈이 없는 사람이든 이곳에 오면 나눔의 자리가 됩니다. 그 사람들에 맞게 차를 대접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차를 나누는 자리는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주인장의 말을 들으면서 좋은 기운을 함께 하는 차 나눔 자리는 평등과 평화가 함께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차 한 잔이 몸 속에 머무는 동안 주위 인연들의 따뜻한 기운이 함께 함을 느끼게 됩니다. 주위 인연들의 고마움을 체험합니다.
차를 제다하는 사람의 정성,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의 정성,
차를 공급하는 사람과 차를 우려내는 이의 정성이 이어져 있습니다.
사농공상의 인연으로 차를 맛볼 수 있습니다.
모두 제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 자리는 차별이 없는 평등만이 있을 뿐입니다.
무인 곽원갑이란 영화에서도 평등의 중요함을 시사하는 대화가 있습니다. 곽원갑을 초대한 어느 무인이 차를 마시면서 "이 차는 등급이 높고 좋은 차"라고 말하니
곽원갑은 "자연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사람이 등급을 만들 뿐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들은 차를 마시면서도 등급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는 좋은 것,
이 차는 나쁜 것이라고 마음으로 지레 짐작을 합니다.
차 자리는 자연을 배우는 자리가 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자리입니다.
한 잔의 차 속에는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물이 차별을 두지 않았고
찻잎도 차별을 두지 않았습니다.
차를 베푸는 사람이나
차를 마시는 사람이든 간에
평등심을 잃지 않는 것이
자신을 향기롭게 만듭니다.
이런 의식으로 차를 가깝게 하다 보면 영성의 고요를 경험하게 됩니다. |
출처 : 꿈은 다시 만들어진다.
글쓴이 : 선인장 원글보기
메모 :
'차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명상(차명상이란) (0) | 2007.06.24 |
---|---|
[스크랩] [국악명상곡]인연의 그림자 (0) | 2007.03.05 |
[스크랩] 한마음의 길-2. 한마음법의 수행 (0) | 2007.02.21 |
[스크랩] 한마음의 길-1. 한마음법의 원리 (0) | 2007.02.21 |
[스크랩] 무심(無心)으로 살자 (0) | 2007.02.20 |